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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공간의 힘

31편- 불안한 날

by 오 린 2025. 5. 4.

불안한 날, 나를 안정시키는 생각 습관

 

1.  불안은 나의 일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흔히 불안을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여깁니다. 두렵고, 떨리고, 견디기 힘든 상태. 그래서 불안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불안은 인간의 뇌가 생존을 위해 마련해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위험을 피하고 대비하라는 경고 신호이자, 나의 마음이 깨어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발표를 앞둔 날,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그러졌을 때, 예상치 못한 일이 닥쳤을 때 우리는 불안해집니다. 문제는 그 불안을 그대로 두지 못하고, 억누르거나 피하거나 부정하는 데서 생깁니다. 감정을 억제하려 하면 오히려 더 커지고, 몸의 긴장, 두통, 불면증, 공황감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2. 불안의 뿌리를 찾는 질문

불안을 다스리는 첫걸음은 그 감정의 정체를 묻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정확히 무엇이 불안한가?” 막연히 무섭고 떨리는 마음을 구체적인 문장으로 표현해보세요. “사람들이 날 싫어할까 봐”, “실수해서 망신당할까 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서 무서워” 등으로 감정을 언어화하면, 감정은 더 이상 막연한 괴물이 아닙니다.

감정은 이름 붙이는 순간부터 다뤄질 수 있습니다. 일기를 쓰거나 메모장에 적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라면 그림이나 색, 음악을 통해 표현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마음속 덩어리를 밖으로 꺼내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작은 확신을 얻습니다.

 

3.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훈련

불안은 항상 '미래'를 향합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혹은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에 대한 상상 속에서 우리는 헤맵니다. 그래서 불안을 다루려면 ‘현재’에 머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 내 호흡, 내 몸의 감각, 주변의 소리나 냄새에 집중해 보세요.

“나는 지금 숨을 쉬고 있어. 의자에 앉아 있어. 창밖에는 나무가 있고, 새소리가 들려.” 이렇게 단순한 현재 묘사만으로도 뇌는 ‘위험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인식하며 불안을 줄입니다. 명상이나 요가 같은 몸 중심 활동도 도움이 되지만, 중요한 건 ‘생각을 지금 이곳에 묶어두는 연습’입니다.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느리게 걷거나 차 한 잔을 마시는 것도 훌륭한 방법입니다.

4. 생각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것

불안한 사람들은 흔히 “생각을 멈추고 싶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멈추는 것이 아니라 ‘방향 전환’이 가능합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생각의 틀을 바꾸면 감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또 실수하면 어쩌지?”라는 생각 대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노력하고 있어”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를 '인지 재구성'이라고 합니다.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구성하는 기술입니다. 이건 연습으로 가능해지며, 자주 사용할수록 나만의 마음 언어로 자리잡습니다.

 

5. 나를 안심시키는 말, 나만의 생각 문장 만들기

 

심리학에서는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건네는 말을 ‘자기 확언(affirmation)’이라고 합니다. 우리 뇌는 반복되는 문장을 사실처럼 인식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나를 안심시키는 문장을 자주 떠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이 순간도 지나갈 거야”, “나는 내 속도를 지키고 있어”,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오늘 하루를 잘 견디고 있는 나 자신이 기특해” 등의 문장이 그것입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믿기 어려울 수 있지만, 계속해서 내 안에 심어두면 마음의 중심을 잡는 닻이 되어줍니다.

6. 불안을 견디는 나만의 루틴 만들기

불안을 관리하기 위한 작은 루틴이 있으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일어나면 창문을 열고 바람을 느끼기, 물을 한 컵 마시며 오늘의 다짐을 말해보기, 잠들기 전 오늘 잘한 일을 하나 적어보기 등. 이처럼 단순하고 반복 가능한 루틴은 우리의 감정을 안정시키고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감정이 흔들릴 때마다 내가 ‘되돌아갈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 두면, 불안에 휩쓸리는 일이 줄어듭니다. 이 루틴은 아주 작아도 괜찮고, 반드시 나에게 맞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남들이 하는 방법이 아닌, 내 마음이 편안함을 느끼는 나만의 회복 루틴을 만들어 보세요.


마무리하며
불안한 날, 우리에겐 불안을 없애는 기술보다 **불안을 품고도 살아갈 수 있는 습관**이 더 중요합니다.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들여다보는 것,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는 연습, 안심 문장을 떠올리는 연습, 나를 위한 루틴을 지키는 실천.

이 모든 작은 습관들이 모여 결국 우리는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나를 다정하게 안아줄 수 있게 됩니다. 불안해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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